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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가 객관적인 그림을 그리게 한다
이야기를 일반적으로 말하거나 부분적으로만 말하거나 애매모호하게 말하는 내담자들에게는 이면의 동기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나의 이야기를 분명하게 그리고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는다면, 그다음에는 내가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겠지."라는 숨은 이유를 가지고 있다. 책임이라는 동기가 이면에 있는 경우다. 또 하나는 이야기의 정확성이다. 어떤 내담자는 가능한 한 정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반면에 어떤 내담자는 어떤 이유에서든 거짓말을 하거나 얼버무린다. 부부 상담을 해 본 상담사라면 이를 잘 이해할 것이다.
속이는 것은 자아상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내담자는 상담사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상담사에게 호의적인 인상을 주려는 욕구가 그다지 크지 않은 내담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어떤 내담자들은 적어도 무의식적으로는 '이 상담사는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어떤 내담자들은 상담사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에 매우 신경을 쓴 나머지, 자신의 이야기를 최대한 좋게 보이려는 방향으로 풀어나간다. 켈리(A. E. Kelly, 2000b, 2002; Kelly, Kahn, & Coulter, 1996)는 심리치료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상담사가 자신을 우호적으로 본다고 내담자가 지각할 경우 상담 효과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켈리는 치료가 내담자의 긍정적인 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된다면 어느 정도의 이야기 조작은 수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바람직하지 못한 자기 모습을 숨기는 행위는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힐, 자기소개와 모어(Hill, Gels, & Mohr, 2000)는 이러한 가정에 반대한다.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내담자들이 상담사에게 숨기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아민과 허면(Akin &Her mam. 2000)은 이 주제가 다른 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한 주제라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보자. 어린 시절에 성적 학대를 받은 남성들의 경우에 이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다(Holmes, Ommen, & Waller, 1997). 과거에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남성들이 성적 학대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적고, 성적 학대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미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요즘 이러한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남성들이 성적 학대의 경험과 이로 인한 영향을 인정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적어도 북아메리카 사회에서는 그렇다. 우리는 어떤 내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조작하거나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그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단지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내담자의 그러한 행동들이 상황 파악을 더 어렵게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문제의 심각성 평가
내담자마다 지닌 문제의 심각성은 천차만별이다. 제임스 힉스(James Hicks, 2005)는 정신병리의 공통적인 징후를 분명하고 간결하게 집필하여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대부분의 이상심리 책에서 제공하지 않는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사소한 것부터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것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볼 때 사소하게 보이는 문제라 하더라도 내담자 자신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대수롭지 않아 보이더라도 내담자가 심각하게 여길 때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런 경우에는 내담자가 자기의 문제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고 문제상황을 실제보다 더 심각하게 여기는 것 자체가 문제의 일부가 된다. 이때 상담사는 내담자가 자기 문제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하고 심각성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하워드(Howard, 1991, p. 194)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담자는 자신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상담사에게 자기 삶에 대한 관점, 계획, 목표, 포부,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사건에 대한 생각이나 특정 문제에서 오는 압박감 등을 개략적으로 전달한다. 상담사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러한 문제가 정상적인 삶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정상적인가? 발달 과정상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인가? 그렇지 않으면 내담자의 이야기 속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다 심각한 문제가 내포되어 있는가? 내담자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문제에 상담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만약 도움을 준다고 해도 미미한 정도에 그치게 된다면, 상담해도 내담자의 삶의 방향이나 주요 주제들은 거의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담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 근본적인 문제가 내재하여 있다면 보다 진지하고 장기적으로 수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상담사와 내담자가 할 일은 내담자의 삶의 이야기를 더욱 다듬고 적응시키며 수정해 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경험이 많은 상담자라면 내담자가 가진 문제의 심각성이나 내담자가 발휘하지 못한 능력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상담의 한계도 내다볼 줄 안다. 이 내담자가 가장 잘 가능했을 때에는 어느 정도로 가능하였는가? 그렇다면 적절한 기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하워드가 삶의 이야기를 조절하거나 교정한다고 말한 것은 내담자의 성격을 개조하려는 시도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오래전에 메라비언과 리드(Mehrabian & Reed, 1969)는 문제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공식을 제시하였다. 이 공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심각성(S) = 고통(D)× 통제 불가능성(U) X 빈도(F)(S: Severity, D: Distress, U: Uncontrollability, F: Frequency)
이 공식에서 곱하기 기호를 쓴 것은 문제 상황의 심각성은 단순히 각 요인의 합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불안 수준이 낮다 하더라도 이를 통제할 수 없거나 불안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내담자의 삶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내담자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자살에 관한 문헌들에는 상담사가 유념하여 살펴보아야 할 자해 가능성을 말해 주는 신호들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또한 사회적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한 문헌들에는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 주는 신호들이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문헌들을 참조함으로써 내담자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칠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해고된 직원이 상사와 동료들에게 총을 겨누는 상황 등 사회적인 폭력 사건들을 다룬 문헌을 읽어 보면, 우리가 이러한 신호들을 얼마나 쉽게 지나치고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상담사들이 어떻게 하면 내담자들이 보내는 초기의 경고 신호를 더 잘 알아차릴 수 있을지에 대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캐논과 동료들(Cannon et al., 2008)은 정신병 발병 위험이 큰 청소년들을 예측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였다. 그들은 '일련의 위험 요인 혹은 증상'을 살펴보면 한 개인이 30개월 이내에 현실 접촉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발병 소지를 35~80%까지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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