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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문제의 맥락 검토

곰댕- 2022. 12. 12. 22:34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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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맥락 검토

    때로는 내담자가 가지고 온 문제의 배경이나 맥락을 탐색해 보면 명료화에 도움이 된다. 이는 경청에 체계 내의 인간(people-in-systems)이라는 접근방법을 적용한 것이다(Cony ne & Cook, 2004; Egan & Cowan, 197; Hutchison, 2003).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경영 능력 개발 세미나에서 T씨는 상담사에게 자신이 세계적인 자문회사의 동남아 지사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미 너무 많은 일을 떠맡고 있었는데, 새로 부임한 상사가 그에게 이러저러한 위원회에 들어가 일하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그렇게 하면 개인적인 소중한 시간을 훨씬 더 빼앗기게 될 게 뻔했다. 또한 그는 자기 부하 직원 중 한 사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 부하 직원 역시 매니저인데 T씨의 권위를 손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사례는 어디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전 세계적으로 수천 번도 되풀이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상담사는 내담자의 이야기에 뭔가 다른 것이 있으리라고 짐작한다. 상담사는 캐나다 사람이고 내담자는 아시아 사람이었기 때문에, 상담사는 상황을 좀 더 잘 파악하기 위하여 씨의 문화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상담사는 이 자문회사에는 전반적으로 서양 문화적인 분위기가 깔려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상담사는 내담자를 완전한 한 개인으로 보고 싶어 한다. 상담사는 이러한 점을 이야기하고 난 후 몇 가지 탐색을 통하여 T씨의 이야기 배경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된다. 이제 상담사는 씨의 문제 상황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 다음은 T씨와의 이야기에서 드러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다.

    씨는 그 회사의 매니저일 뿐 아니라 최근에는 동업자가 되었다. 이 회사의 구조는 비교적 수평적인 데 반해서 문화는 상당히 수직적이었다. 새로 합류한 동업자로서 씨는 그 지역에서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 여겨지는 고객들을 확보하게 되었로다. 그의 상사는 미국인으로서 씨가 근무하는 지사로 온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상사가 1년 남짓 정도 밖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들었다. 상사는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잠시 즐기라는 차원에서 아시아로 발령을 받은 것이었다. 상사는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T씨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고 T씨에게 도움을 주는 데 인색하였다. 그래서 씨는 그에게 현실적인 상사는 상사의 상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는 회사와 문화적인 규약 때문에 그가 믿고 있는 상사에게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에게 문제가 되는 부하 직원 역시 이 회사의 동업자였다. 사실상 T씨는 몇 년간 동업자로 일해 왔지만 가져오지 못했다. 이 부하 직원은 자신이야말로 T씨가 맡은 부서의 매니저가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T씨의 등 뒤에서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이처럼 몇 가지 배경을 알게 되자 이 내담자의 이야기는 '일상적인' 범주에서 금방 벗어나게 된다. 물론 배경을 알아내는 작업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종류와 양의 배경을 알게 되면 이야기가 풍부해지고 맥락이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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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 대해 생산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떤 심리학파에서는 상담사가 내담자 개인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문제 상황을 분명하고 충분하게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러한 학파에 속하는 상담사들은 내담자들의 과거를 캐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반면에, 이러한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는 상담사들도 있다. 근래서(Glaser, 2000, p. 23)는 “많은 사람이 과거에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현재 그렇게 되기를 선택하지 않는 한 과거의 희생자가 아니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 초점을 두지 않는 한 과거에 대한 탐색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피시(Fish, 1995)도 현재의 문제 행동에 숨겨져 있는 뿌리를 찾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의 원인을 밝힌다고 해서 건설적인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피시의 주장을 입증해 주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다. 이미 오래전에 도이칠란트(Deutsch 아무리 잘 통제된 실험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A라는 사건 후에 B라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실제로 A가 B의 원인이라고 말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행동에서 드러나는 복잡한 패턴들과 과거의 복잡한 사건 간의 인과관계를 찾으려는 노력은 좌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담자에게 현재의 비생산적인 행동과 과거에 발생한 사건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찾아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 부질없는 일이다. 첫째, 인과관계는 입증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항상 가설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과거의 원인을 이해한다고 해서 현재의 행동이 변화한다는 것을 밝혀 주는 증거가 거의 없다. 셋째, 과거에 관해 이야기할 때에도 대부분은 내담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경험)에 초점을 맞추지 내담자가 발생한 일에 대해 어떻게 했는지(사고, 의도, 의사결정, 행동)에 관해서는 간과하기 때문에 내담자가 현재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으로 나아가는데' 오히려 방해된다.

    그렇다고 해서 한 사람의 과거가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내담자의 과거를 다룰 필요가 없다는 말도 결코 아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해서, 그것이 꼭 현재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케이건(Kagan, 1997)은 소위 '평생 안고 갈 상처'라는 가정에 도전하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나치 수용소에서 생의 첫해를 보낸 고아도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고, 전쟁으로 집을 잃은 고아가 양부모 밑에서 자라도 훌륭한 적응 전략을 배울 수 있다.” (p. 901) 고 말했다. 이 말은 누구에게나 희망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상담 전문가들에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논쟁 중의 하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몇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는 내담자가 과거에 대해 의미 있고 생산적으로 이야기하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이야기하게 한다고 많은 내담자가 자신의 과거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기대하거나 말하고 싶어 한다. 내담자가 과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과거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보다는 과거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다음 사례에서 한 남성 내담자가 그를 곤경에 처하게 하는 인간관계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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