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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의 그림자 측면: 왜곡된 경청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경청은 생각만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방해하는 요인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경청을 방해하는 것 중 일부는 일반적인 요인들이다. 한편, 내담자의 비언어적 행동에 대한 경청이나 이에 대한 해석과 같은 보다 구체적인 요인들도 있다. 우리 자신의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다음과 같은 왜곡된 경청이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에 스며들어 있다. 이는 상담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이상의 왜곡이 대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때가 있다. 상담사들이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듣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이것이 상담의 그림자 측면의 한 부분을 이룬다. 상담사는 때로 자신이 왜곡해서 듣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이러한 실수를 하게 된다. 이러한 왜곡된 경청은 진정한 대화에 필요한 개방적인 경청과 들은 내용의 처리에 방해가 된다.
여과된 경청
다른 사람의 말을 어떠한 편견도 없이 듣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사회화 과정을 통하여 다양한 여과 장치를 발달시켜 왔고, 이를 통하여 자신과 다른 사람 그리고 주변 세상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에 대해 슬(Hall 말한다. “문화의 기능 중 하나는 개인과 외부 세계 사이에 고도로 선별적인 스크린을 장치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는 어떤 것을 주목해야 하고 어떤 것을 무시해야 할지를 지정해 준다. 우리는 이러한 선별과정을 통해 세상에 대한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p.85) 우리가 세상과 상호작용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제공해 줄 여과 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개인과 가족이 가진 여과 장치들, 그리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여과 장치들은 우리가 경청하고 행동하는데 우리도 모르게 작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편견을 주입하기도 한다.
문화적인 여과 장치가 강하면 강할수록 그만큼 편견이 심해진다. 예를 들어, 중산층의 백인 상담사는 내담자의 말을 들을 때 중산층 백인이 갖는 여과 장치를 통해 듣기 쉽다. 내담자 역시 중산층 백인이라면 큰 차이가 없겠지만, 만일 내담자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은 부유한 아시아인이거나 도시 빈민가 출신의 흑인 어머니이거나 가난한 백인 농부라면, 상담사는 자신이 가진 문화적인 여과 장치들로 인하여 내담자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될 수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편견은 이해를 왜곡한다. 상담사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성별, 인종, 성적 취향, 국적, 사회적 신분, 종교, 정치 성향, 생활양식에 따라 내담자들을 분류하기 쉽다. 따라서 상담사가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렇듯 상담사의 자기 인식은 왜곡된 경청을 하게 하는 편향이나 편견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평가적 경청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할 때조차 평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상대방의 말이 좋다/나쁘다, 맞다/틀리다, 옳다/그르다, 믿을 만하다/그렇지 못하다, 호감이 간다/안 간다, 적절하다/그렇지 않다 등으로 판단하기 일쑤다. 상담사도 이러한 보편적인 경향에서 예외일 수 없다. 다음의 대화는 J양과 친구 사이에 오간 대화다. J양은 상담사에게 친구와의 대화를 꺼내놓고 있다.
J양: 강간 사건과 수사를 받았던 일이 아직도 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어. 옛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대로 살아 있는걸.
친구: 그게 바로 문제야. 안 그래? 왜 그걸 잊지 못해? 제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평가적으로 들으면 쉽사리 충고하게 된다. 물론 좋은 충고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친구가 J양의 말을 평가적 태도로 듣고 반응했다는 점이다. 상당시는 내담자의 말을 우선 이해해 주어야 한다. 그다음에 필요하다면 도전을 하거나 혹은 자기 스스로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충고로 이어지는 평가적인 경청은 내담자의 마음을 닫게 만든다. 내담자의 관점을 먼저 이해하고 난 다음 이를 바꾸거나 극복하게 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과 내담자의 특정 행동양식을 이해한 다음에 이를 수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주 유용하다. 이처럼 평가적인 경청에도 생산적인 유형이 있다. 판단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담자를 이해하고, 그의 세계, 이야기, 관점, 그리고 '내부에서의 결정'을 이해하기 위해 판단을 잠시 접어 두는 것은 가능하다.
정형화된 경청
언젠가 의사가 나를 '304 탈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그에 반응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정형화된 고정관념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정형화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상담사 훈련과정에서 우리는 망상증, 신경증, 성적 장애, 경계선 장애 등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러나 이렇게 붙여 놓은 라벨이 공감적 이해를 방해할 수 있다. 성격 이론에 관한 책에서도 "그는 완벽주의자야."라고 할 때, 사람을 특정 범주 속에 묶어 놓을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우리는 "나는 A 유형의 성격이야."라고 하면서 자신을 특정한 틀에 집어넣어 분류하기 일쑤다. 이 경우 변명하기 위한 방편으로 특정 틀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다.
때로는 치료과정에서도 진단받게 될 내담자보다 진단 자체가 더 우선시되기도 한다. 내담자에게 붙이는 라벨이 내담자에 대한 이해가 아닌 해석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진단은 정확할지 몰라도 사람 자체를 잃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 조직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경청을 왜곡할 수도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의 용어를 빌리자면 전경(figure)' 지각의 전면으로 떠오름으로 등장하고, 상담 모델과 내담자에 대한 이론은 그 배경(ground)' 배경 속에 남아 있는 지식으로 특정 내담자를 이해하고 돕고자 할 때만 사용됨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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