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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충고

곰댕- 2022. 12. 28. 17:48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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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고

    일상생활에서는 청하지도 않은 충고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상담 장면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나곤 한다. 예를 들어, 상담사가 R양에게 "음, 그런 문제로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일에 열중하다 보면 그런 문제들은 사라질 거예요.” 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충고를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설상가상으로 이 충고 자체도 아주 상투적이다. 더욱이 충고는 내담자가 스스로 져야 할 책임을 빼앗아 버린다.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기

    내담자가 한 말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공감 반응은 아니다. 내담자의 말을 되풀이하는 것은 공감 반응을 흉내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앞에서 R양이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한 것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다음의 반응을 평가해 보자.

    상담사: R양, 사람들이 다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도 몸매 때문에 마음이 괴롭군요. 자신의 마음 한켠에 있는 여성주의자가 움찔 놀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몸매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점들이 있네요. 도대체 내가 왜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를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조차 수치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일지도 몰라."라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하고 있는 말이지요.

    이는 대체로 정확하다. 하지만 이 말은 내담자에게 고통스럽게 들릴 것이다. 단순히 말을 반복하거나 재진술하거나 바꾸어 표현한다고 해서 진정으로 이해했다거나 내담자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지는 못한다. 진정한 이해는 상담사를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에 상담사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되풀이하는 것은 그렇지 못하다. 잉새처럼 되풀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내담자의 말을 들으면서 상담사 가 생각한 것을 전달하고 내담자가 한 말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상담사 자신의 말을 사용하고, 순서를 바꾸어 보고, 내담자가 표현한 감정에 명칭을 붙여 보면 좋다. 다시 말해,맥락 속에 있는 내담자가 상담사를 통하여 흘러가도록 하고 상담사가 내담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담자에게 알릴 수 있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좋다.

    동정 및 동의

    공감을 한다는 것은 내담자에게 동의하거나 동정하는 것이 아니다. 동정하는 것은 공감적인 이해라기보다 측은하게 여기거나 연민을 나타내는 것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동정은 매우 인간적인 특성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상 상담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공감이 한 사람으로서의 내담자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의미한다면, 동정은 동의를 의미한다. 동정이 지나칠 경우에는 내담자와 공모하는 셈이 된다. R양에 대한 상담사 A와 상담사 B의 반응을 비교해 보자.

    상담사 A: 이것은 그리 쉽게 이겨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군요. 말을 꺼내는 것조차 어려웠겠어요. 더욱이 R양처럼 자신감 있는 여성으로서는 더 그랬겠지요.R 양: 그런 것 같아요.

    R양은 상담사가 동조하는 말에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 않은 상태로 반응하고 있다는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상담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음의 다른 접근방법을보자.

    상담사 B: R양은 외모에 대해 고민을 해 왔지만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를 염려하고 있는 것 같아요.

    R 양: 네, 저도 알아요. 수치스럽게 여긴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거지요. 더 큰 문제는 제 몸매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다 보니 저 자신을 한 사람으로 보지 않게되었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한사람으로서의 제 자신을 그런대로 좋아하고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되었어요

     

    상담사 B의 반응은 R양에게 불안을 직접 다루고 문제 상황을 보다 충분하게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아드리안 만실라스(Adriean Mancillas, 2005, p. 19)는 “정말 강하시군요.” 또는 “정말 힘드셨겠어요." 와 같은 상투적인 동정은 내담자가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보다 내담자의 경험을 무효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해한 척하기

    때로는 내담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주의가 산만하며 감정적으로 격앙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자기 자신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내담자가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거나 명확하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담사는 내담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가 있고, 또한 상담사 자신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집중하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상담사가 내담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는 척해서는 안 된다. 진실한 상담사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때 이를 인정하고 나서 다시 제자리를 찾아 작업해 나간다. “제대로 듣지 못한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그 이야기를 해 볼까요?" 와 같은 말은 내담자와 함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전해 준다. 이는 내담자를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예・・・・・・” “음・・・・・” “이해해요.”와 같은 상투적인 말보다 백 번 낫다. 한편,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면 무엇이 문제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해한 척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안 된다.

    상담사가 앞에서 언급한 실수를 자주한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담사도 실수할 수 있다. 캐롤린 딜런(Carolyn Dillon, 2003)은 임상에서의 실수를 통한 학습(Learning from Mistakes in Clinical Practice)』이라는 저서에서 상담사들이 하기 쉬운 실수를 분류하고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딜런은 상담사가 실수했던 것이나 혹은 지금 실수를 하고 있을 때 내담자가 상담사에게 보내는 신호에 대해 기술한다. 유능한 상담사는 이 단서들을 알아차리고 그에 적절히 대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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